‘김영랑장학금’ 1억 원을 기부한 김영랑 교수님을 만나다!

  • 분류교수
  • 작성일2021.08.30
  • 수정일2021.08.31
  • 작성자 김*현
  • 조회수2658
‘김영랑장학금’ 1억 원을 기부한 김영랑 교수님을 만나다! 첨부 이미지

 


김영랑 예술학부 피아노 전공 교수가 예술학부 피아노 전공 학생들을 위해 김영랑장학금’ 1억 원을 기부했다. 김영랑 교수는 독일의 에센 폴크방 국립음대 졸업 후, 만하임 국립음대에서 전문 연주자 과정을 마치고, 미국 콜로라도 볼더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국내외 유수의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세계 각지에서 독주 및 초청 연주회를 가진 피아니스트이자, 91년도부터 명지대학교 음악학부 교수로 부임해 후진 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김영랑 교수를 만나 김영랑장학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인터뷰를 읽을 독자분들에게 간단한 소개와 함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는 명지대학교에 음악학과가 신설된 91년도 3월에 부임해 근 306개월 동안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김영랑입니다. 현재는 예술학부 피아노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고, 831자로 명예퇴직을 앞두고 있습니다. 원래는 정년이 2년 반 정도 남아 있는데, 저보다 능력 있고 젊은 분들이 새로 부임하시는 편이 학생들에게 좋을 것 같아 시기를 앞당겨 퇴직을 신청했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예술학부 피아노 전공 학생들을 위해 김영랑장학금’ 1억 원을 기부해 주셨는데요. 기부하시게 된 자세한 배경이나 동기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사실 피아노 전공 특성상 실기만 특출하게 잘하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명지대학교가 종합대학이다 보니 실기를 잘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이 없어요. 기본적으로 B 학점 이상이어야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되어있거든요. 제가 아는 어떤 학생은 실기에서 늘 1등을 차지하는데, 학점 관리가 안 돼 있어서 가정형편이 어려운데도 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하더라고요.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어요. 저희가 입시를 통해 신입생 한 명을 뽑았는데, 제가 아는 피아니스트가 전화가 와서는 그 학생이 본인이 가르치던 학생인데 실력이 너무 뛰어나다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그 학생이 가정환경이 어려워서 장학금을 주는 학교에 가고 싶어 한다고, 우리 학교에서 전액 장학금을 줄 수 있는지를 묻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우리가 그 학생을 놓쳤어요. 다른 학교에서 장학금을 주고 학생을 데려가더라고요. 그런 상황을 목격하면서, 우리 학교에도 실기 우수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어요. 그게 기부의 가장 큰 동기가 되었죠. 무엇보다 제가 곧 명예퇴직을 앞두고 있으니까 이제껏 제가 모아왔던 돈을 우리 학생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물론, 본 장학금이 수혜의 사각지대에 있는 실기 우수 학생들을 위해 사용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은 저의 막연한 바람이고, 장학금 운용에 관한 사안들은 전부 우리 피아노 전공 교수님들에게 위임했어요. 교수님들께서 학과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세부 규정을 만들고, 그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하실 거예요.

Q. 예술학부 피아노 전공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피아노 전공에 대해 자랑할만한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리 피아노 전공은 1:1 개인지도를 주로 해서 100, 200명 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다른 학과에 비해 학생 개개인과의 접촉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교수님들이 학생 하나하나에 대해 다 파악하고 있어요. 이런 소수 정예 위주의 시스템이 학생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지금과 같은 비대면 시기에 1:1로 교수님을 뵙고 지도받을 수 있는 유일한 전공이기도 하고요. , 피아노 전공 교수님들 간에 화합이 잘 되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피아노 전공 교수진이 저를 포함해 총 세 명인데, 전부 90년대에 부임해서 지금까지 함께 재직 중이거든요. 그분들과 함께 명지 피아노 앙상블을 결성해서 연주를 여러 번 같이 했어요. 사실, 한 전공의 교수진이 한마음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함께 연주회를 하는 게 굉장히 드문 일이거든요. 음악계에서 저희 명지대학교 피아노 전공 삼총사가 유명했던 것도, 교수진 간의 유대감이 돋보였기 때문이에요. 저희 세 사람이 부임 당시에 약속했던 것 역시, 서로 다투지 말고 피아노 전공 학생들을 잘 이끌어가자는 거였어요. 교수진들끼리 사이가 좋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거든요. 그래서 그 약속만큼은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했어요. 다만, 제가 곧 퇴직을 앞두고 있다 보니, 현재의 3인 체제가 흐트러지는 것에 대해 두 분 교수님들께서 고민이 많으세요. 그 점이 죄송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교수님들께서 너무 섭섭해하시니까 제가 그동안 헛되게 살지는 않았구나 싶어서 감사하기도 해요. 그만큼 저희 세 사람이 수십 년 동안 일심동체로 피아노 전공을 잘 이끌어 왔다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30년 넘게 학생들을 지도해오셨는데요.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리 대학에서 제공하는 혜택이 꽤 많은데, 학생들이 그것을 잘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 점이 매우 안타깝더라고요. 30년 동안 학생들을 지켜보면서 느낀 건, 대학 4년 동안 제공되는 모든 혜택을 활용해 자기 몫을 잘 챙기는 학생들은 졸업 후에도 길이 많더라고요. 반면에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학교생활을 해나가는 친구들은 사실상 손해를 보고 있는 거죠. 장학금 혜택뿐만 아니라 인적 자원의 측면에서도 그래요. 저희는 선후배 간의 네트워크가 잘 마련되어 있거든요. 선후배 사이의 상호 교류나 정보 공유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그런 기회를 쉽게 흘려보내는 것이 안타깝죠. 그래서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적극적인 태도로 자신의 몫을 쟁취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비단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자신의 몫을 능동적으로 요구하고 쟁취하면서 삶을 잘 운영해나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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